홍명보 축구 대표팀 감독 선임에 대한 후폭풍이 몰아치고 있습니다. 홍명보 감독은 광주전을 앞둔 기자회견에서 국대 감독으로 돌아온 소감을 전했습니다. 그는 아직 축구협회에서 언제 오라고 전달받은 게 없다고 했습니다. 주말 경기까지 소속팀 울산에 있고 싶지만 뜻대로 될지 모르겠다고 했습니다. 홍명보 감독은 불과 열흘 전에 울산 팬들을 안심시키며 축구협회의 감독 선임 과정을 비판했습니다. 그 후 7월 5일 수원 FC전을 앞두고는 이임생 이사를 만날 이유가 없다고 했습니다.
연락을 받은 것도 없고 경기 후 집에서 쉴 것이라고 말한 바 있습니다. 그런데 돌연 수원 FC전을 마치고 이임생 이사를 만났습니다. 그리고 다음 날 6일 오전 국가대표팀 감독 수락 의사를 밝히는 기행을 보였습니다. 면접이나 검증도 없이 축구협회 이사가 황송하게 모신 결과였던 것일까요? 이임생 이사는 간곡히 부탁했다고 했고, 해외파 감독 3명은 면접까지 본 것과 대조적이었습니다. 과연 2014년 월드컵을 실패한 홍명보 감독이 간곡히 부탁까지 할 정도의 명장인지 축구 팬들은 의문을 나타냈습니다.
홍명보 감독이 갑자기 떠나자 울산 팬들은 비판하는 걸개를 걸고 야유를 보내고 있습니다. 박주호 선수의 증언에 따르면 축구협회는 사실상 축구 팬들을 기만한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무늬만 전력강화위원회일 뿐, 이미 감독을 내정해 놓고 마치 고민 끝에 뽑은 듯 행세했다는 것입니다. 박주호 선수에 따르면 위원들은 제시 마치 감독이 누구인지조차도 몰랐습니다. 제시 마치는 레드불 잘츠부르크에서 엘링 홀란드, 황희찬 등을 발굴한 유명 감독입니다.
2010년 월드컵에서 미국을 16강으로 이끌었고 리즈 유나이티드를 잔류시키기도 했습니다. 고려대 출신 이임생 이사는 고려대 출신 홍명보 감독을 선임한 게 자신의 정권이라고 주장했습니다. 한국 축구는 또다시 학연으로 짜여진 90년대 축구로 후퇴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이임생 이사는 현역 시절 경기 도중 이영표 선수의 뺨을 때린 만행도 저질렀습니다. 이영표 선수가 거칠게 밀긴 했지만, 경기 중 뺨을 때린 장면은 충격을 주었습니다. 이영표 선수가 나중에 이임생 이사에게 전화로 사과를 받았다고 감싸주긴 했지만, 절대 있어서는 안 될 행동이었습니다.
이임생 이사를 넘어뜨린 선수가 고려대 출신 선배였다면 어떤 반응이었을지 의문입니다. 이영표 선수도 박주호 선수의 주장에 동의하며 홍명보 감독 선임에 비판적인 입장을 나타냈습니다. 현역 시절 적폐였던 학연과 선후배 문화의 당사자들이 이제는 감독과 행정가 자리에서 권력을 잡고 한국 축구의 발목을 잡고 있습니다. 박주호 선수에 따르면 국내 감독을 무조건 지지하는 위원들이 많았다고 했습니다. 어떤 외국인 감독을 제시하면 무조건 흠집을 잡았다고 폭로했습니다.
4명의 후보를 놓고 객관적인 근거로 토론도 하지 않았습니다. 일부 위원은 한국 축구의 발전보다 밥그릇 챙기기에만 혈안이 되어 있었습니다. 한 기술 위원은 본인이 임시 감독을 하고 싶어 했다는 말에 충격을 주었습니다. 당장 세계적인 명장을 데려와도 부족한 시간인데 자신의 커리어에 국대 감독 한 줄 넣기에만 탐욕을 부렸던 것입니다. 이것만 봐도 축구협회가 얼마나 무능하고 이기적인 조직인지 알 수 있는 대목입니다. 축구 팬들의 눈높이는 이미 세계적인 수준인데 자칭 국내 전문가들은 아직도 과거에 머물러 있습니다.
박주호 선수는 전체적인 흐름이 홍명보 감독을 임명하자는 식으로 흘러갔다고 증언했습니다. 결국 이임생 기술 이사는 홍명보 감독 선임에 면접을 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실토했습니다. 고려대 출신 정몽규 회장은 국내파 1명과 해외파 3명을 후보로 추린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결국 홍명보 감독의 선임으로 국내파 1명은 홍명보 감독이었던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이임생 위원은 정 회장에게 정권을 받았다며 눈물을 흘렸습니다. 말로만 정권이지 사실상 총알받이나 다름없는 자리였습니다. 박주호 선수는 홍명보 감독 내정 사실도 몰랐다며 지난 5개월이 허무하다고 밝혔습니다. 전력강화위원회는 허수아비일 뿐이며 절차대로 이루어진 게 하나도 없다고 했습니다.
그러자 축구협회는 박주호 선수에게 법적 대응까지 하겠다며 으름장을 놓았습니다. 한편, 홍명보 감독은 2014년 월드컵에서 고려대 후배인 박주영 선수를 편애해 논란이 됐었습니다. 당시 소속팀 아스날에서 출전 시간이 거의 없었지만 대표팀 공격수로 발탁되었습니다.
대표팀 선발 기준으로 소속팀 활약이 중요하다고 했지만, 정작 고려대 후배 박주영 선수에게만은 예외였습니다. 결국 박주영 선수는 “영혼 없는 슈팅”, “1따봉”, “1미안”이라는 처참한 기록만 남겼습니다. 한국은 1무 2패로 초라하게 조별 예선에서 탈락했습니다. 가장 손쉬운 상대라고 깔보던 알제리에게마저 4골이나 내주고 2 대 4로 패배했습니다. 강팀도 없고 남미 팀도 없던 역대급 조 편성이었지만 홍명보 감독은 결과를 내지 못했습니다. 10년이 흘러 홍명보 감독은 다시 한번 명예 회복의 기회를 잡았습니다. 하지만 이럴 경우 월드컵까지 시간이 촉박하다던축구협회의 주장은 터무니없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