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 월드컵 4강 신화를 쓸 당시 왼쪽 윙백을 봤던 이영표 KBS 축구 해설위원이 대한축구협회가 새로운 축구 대표팀 사령탑으로 홍명보 울산 현대 감독을 선임한 것에 강한 비판을 날려 팬들 사이에 큰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홍 위원은 9일 유튜브 채널 KBS 스포츠와 인터뷰에서 홍명보 감독 선임에 대해 “너무 놀랐다. 그 전날에도 홍명보 감독이 안 하겠다는 인터뷰를 봤다. 진짜 이번에는 외국인 감독이 선임되는 줄 알았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이 위원은 “이번만큼은 협회가 좋은 외국인 감독을 모셔올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다”며 “그래서 제가 라디오에 나와서 ‘기다려 보자, 믿어보자’고 얘기했다. 하지만 이제 홍명보 감독 선임 절차와 과정을 보면 다시는 우리 축구협회를 ‘한번 믿어보자’는 얘기를 하지 않을 것 같다”고 강하게 말했습니다.
이영표 해설위원의 말이 일리가 있다고 모든 팬들이 인정하는 이유는 홍명보 감독 선임 절차가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밀실 계약 및 뒷거래에 가까운 비리로 뒤엉켜 있기 때문입니다. 일부 전문가들은 “외국인 감독을 면접 보는 과정에서 그들에게 대한민국 대표팀 감독을 맡으면 어떻게 훈련하고 전술은 어떻게 가져갈 것이라는 기본적인 브리핑과 프리젠테이션을 요구해 앞선 전임 감독이었던 벤투 그리고 이번에 면접을 본 바흐너는 잘 준비된 프리젠테이션을 했으나, 클린스만과 홍명보는 그런 과정이 생략되었다”고 말했습니다. 이임생 축구협회 기술총괄이사는 지난 8일 홍명보 감독 선임 관련 브리핑을 진행하면서 느닷없이 기존의 외국인 감독을 물색할 때의 기준과는 완전히 다른 기준을 제시해 팬들로부터 “멍청하다 못해 지능이 낮아 자신들이 한 말을 기억 못 한다. 거짓말을 하고 짜 맞추려면 적어도 자신들이 한 말 정도는 기억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조롱을 듣고 있습니다.
당시 이임생 이사는 리더십, 감독 성과, 대표팀 지도 경험, 외국인 지도자가 한국 선수를 파악할 시간이 부족하고 국내 체류 문제 등 8가지 이유를 들어 홍명보 감독을 선임했다고 밝혔는데요. 8가지 이유 중에 이임생 기술이사는 팀 내 기강을 잡기 위해 홍명보 감독을 선임했다고 강변하였고 외국인 감독들은 한국 선수들의 정서를 잘 이해 못 해 통제를 잘 하지 못하기 때문이라는 다소 엉뚱한 이유를 댔습니다.
이임생 기술이사의 이런 황당한 이유에 대해 이영표 위원은 “유럽에서 좋은 성적을 내고 긴 시간 동안 퍼포먼스를 내는 감독들은 팀을 잘 통제한다”며 “외국 감독들은 많은 선수들을 통제한다. 유독 한국 선수들만 한국 감독이 통제해야 한다는 것에 동의하기 어렵다”고 설명하면서 “우리의 거스 히딩크 감독이라는 외국인 감독이 있었다.
히딩크 감독은 팀을 거의 완벽하게 통제하면서 2002 월드컵 4강 신화를 만들어 냈다. 외국인 감독이 한국 선수들을 제대로 통제 못 한다는 주장은 앞뒤가 맞지 않는 주장”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임생 기술이사는 홍명보 감독을 선임한 또 다른 이유로 전술적 철학을 국가대표팀에 입히는 시간이 부족하기 때문에 한국 감독을 선임했다고 말했습니다. 이 설명에 대해서도 이영표 위원은 “제가 지속적으로 얘기했던 것은 ‘빠르면 좋지만 빠른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정확한 것’이라는 얘기를 여러 번 했다. 시간이 지나버린 이 시점에 시간이 없어서 정확한 것이 아니라 빠른 것을 택했다는 얘기는 많은 사람의 공감을 얻기 어려울 것”이라고 꼬집었는데요.
이영표 위원은 덧붙여 외국인 감독의 국내 체류 문제를 놓고는 “외국인 감독을 통해 대표팀이 얼마나 발전하고 실제로 성장하고 한국 축구가 얼마나 이롭냐가 중요하다. 외국인 감독이 한국에 얼마나 머무르냐는 중요하지 않다”며 “1년 365일을 넘어 366일을 한국에 머문다고 해도 감독의 성적이 엉망이면 중요한 게 아니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위르겐 클린스만 전 감독이 워낙 불성실한 태도로 이슈가 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그것만 몰두하면 좋은 감독을 놓칠 수 있다. 얽매일 필요는 없다”고 말했습니다. 이런 지적을 접한 많은 축구 팬들은 “2002 월드컵 멤버 중 유일하게 이영표가 목소리를 내는 것이 자랑스럽다”고 말해 또 다른 팬들로부터 큰 공감을 얻었습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클롭급 감독이 온다고 설레발 칠 때부터 알아봤다.
그 클롭급 감독이 홍명보냐. 유럽에서는 3류 감독도 되지 못하는 수준의 전술 운영 능력을 가졌는데 클롭 감독 같은 헛소리만 잘도 한다”는 비아냥을 들었던 것도 사실입니다. 이영표 해설위원은 이 부분에 대해 “그 부분은 팬들께 진정으로 사과드리고 싶다. 그 당시에는 정말 이름만 들으면 알 만한 감독들과 접촉이 있었고, ‘연봉이나 이런 것보다는 도전을 선택하고 싶다’는 말이 구체적으로 확인이 되던 때였다. 결과적으로는 이렇게 되었지만 팬들을 속이고 기만하려고 한 말은 아니다. 팬들께 다시 한번 혼란을 드린 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해 많은 팬들로부터 “이영표는 자신이 잘못한 부분을 공개적으로 사과를 하는 용기를 보여준다. 저런 태도는 팬들을 존중하는 마음에서부터 나오는 것이다. 축협이 저런 모습을 보고 배워야 할 것”이라고 박수갈채를 보냈습니다. 또한 이영표 위원은 “이런 모습을 보면서 저를 포함해 우리 축구인들의 한계를 보는 것 같다. 저를 포함해 우리는 행정을 하면 안 된다”고 말했습니다.
당분간 축구인들은 행정을 하면 안 되고 말 그대로 사라져야 한다며 선임 과정에서 “우리가 좀 믿고 지켜보자”라는 기대가 있었는데, 저도 팬들에게 사과하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일부 팬들은 이영표가 저 정도로 축협을 겨냥해 작심 발언을 하면 이 좁은 한국 축구판에서 퇴출되는 것 아니냐고 말하며 이영표의 안위를 걱정하기도 합니다. 또 다른 팬들은 축협도 축협이지만 홍명보와는 2002 월드컵 당시 수비 라인에서 함께 뛰었던 막역한 사이일 텐데 홍명보 감독 선임 과정을 저렇게 적나라하게 비판하고 있으니 이제 저 두 사람과의 관계는 파탄 나는 것 아니냐고 걱정하기도 합니다.
그도 그럴 것이 홍명보는 2014 브라질 월드컵과 올림픽 감독 시절 폼이 나락으로 간 박주영을 자신에게 끝까지 충성한다는 이유 하나로 국내 축구 전문가들과 팬들의 반대를 무릅쓰고 끝까지 기용하는 인맥 축구를 구사하다 완전히 망해버린 케이스입니다. 그 당시 유럽에서 주전으로 뛰는 다수의 선수들을 철저하게 대표팀에서 배제해 엄청난 비난을 들으면서도 끝까지 자신의 고집을 꺾지 않는 뒷골목 깡패들의 두목 기질이 다분한 감독이기도 합니다.
홍명보는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 역대 최고의 대진운으로 16강 진출이 낙관되던 상황에서 1무 2패를 거두며 16강에서 탈락한 뒤 “좋은 경험을 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해 팬들의 맹비난을 들었습니다. 이영표 해설위원 역시 이 말에 대해 “월드컵은 경험하는 곳이 아니라 증명하는 곳”이라고 일침을 가해 그 뒤로 3년간 홍명보와 연락이 끊겼다고 씁쓸하게 회상했던 것을 많은 팬들은 기억하고 있습니다.
일부 축구팬들은 홍명보의 성격을 이영표는 너무나 잘 알고 있을 텐데도 저렇게 강한 작심 발언을 한다는 것은 홍명보와 이것을 계기로 인연이 끊어질 것을 각오하고 하는 것이지만, 우리 축구 팬들이 이영표를 지지하고 응원하며 그를 지켜줄 것이라고 말합니다. 2002 월드컵 멤버 중 유일하게 축협을 대놓고 비판한 사람이라고 박수갈채를 보내며 또 다른 많은팬들로부터 큰 공감을 얻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