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부터 많은 고민이 있었습니다. 은퇴 시기를 결정해야 하는 순간에 놓였지만, 이것에 대해 후회는 없습니다. 제가 국가대표로 처음 데뷔했을 때도 박지성이나 이영표와 같은 훌륭한 선배들이 있었고, 그들은 충분히 더 뛸 수 있었음에도 후배들을 위해 자리를 물려주었습니다. 저도 이제 그런 선배들의 위치에 놓인 나이가 되었고, 한국 축구와 어린 후배들을 위해 자리를 내어주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것만으로도 가능성 있는 후배들에게는 기회가 사라지는 것이고, 이것은 결코 한국 축구의 미래를 위해 좋은 결과는 아닐 것입니다. 물론 제가 은퇴를 결정했지만, 정확한 시기에 대해서는 확답을 드릴 수는 없습니다. 저는 축구를 좋아하고 한국 축구를 사랑하기 때문에 제가 한국 축구를 위해 최선을 다할 수 있는 순간까지 남아있겠습니다.
한국 시간으로 9일, 유럽 축구 언론 매체들은 한국 대표팀 분위기에 대해 앞다투어 보도했습니다. 클린스만 감독 선임 이후 아시안컵의 충격적인 실패를 언급하며, 대한축구협회가 국내 감독을 선임했지만 결국 과거 실패를 경험했던 홍명보 감독을 선택했다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이러한 흐름에 대해 한국 축구 팬들은 불만족스러운 분위기이며, 이는 한국 축구에 상당한 리스크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이런 뒤숭숭한 분위기 속에서 과거 국가대표 출신 박주호 선수가 모든 것을 폭로했습니다. 대한축구협회가 100명이 넘는 감독을 선별하는 과정에서 제대로 된 결과를 얻지 못했고, 그들의 무능함과 무책임함이 드러났습니다. 결국 예상치 못하게 국내 감독으로 선회하여 모두가 아닐 것이라 믿었던 홍명보 감독을 한국 국가대표팀 감독직에 임명했습니다.
더욱 충격적인 것은 홍명보 감독이 이미 K리그 울산 현대의 감독직을 맡고 있었고, 국가대표 감독 제안에 대해 3번 이상 거절 의사를 밝히며 울산 현대 축구 팬들을 안심시켰다는 점입니다. 하지만 뒤에서는 국가대표 감독직에 대한 세부 미팅을 가졌고, 모두의 뒤통수를 치듯 한국 대표팀 감독직을 수락했습니다. 이러한 선택에는 두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첫 번째는 홍명보 감독이 2014년 브라질 월드컵에서 최악의 경기력으로 실패했던 과거를 만회하고, 자신의 자존심과 한국 축구의 명예를 회복하기 위함입니다. 두 번째는 대한축구협회가 홍명보 감독에게 상당한 금액의 연봉을 제시했기 때문입니다. 이는 과거 외국인 감독 수준의 연봉으로 알려져 있으며, 국내 감독 최초로 엄청난 고액 연봉을 받게 되는 것입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대한축구협회에 대한 비난과 홍명보 감독에 대한 비판이 쏟아지고 있으며, 월드컵 최종 예선을 앞두고 대표팀 분위기도 매우 좋지 않습니다. 손흥민 선수의 은퇴 시기 고려 인터뷰와 함께 내부에서 보이콧 움직임까지 감지되면서 선수들의 사기가 바닥으로 떨어졌습니다. 대한축구협회 내 전력강화위원회는 제 역할을 하지 못했습니다. 박주호 전력강화위원도 홍명보 감독 선임 사실을 기사로 접했습니다. 그는 전력강화위원회가 필요 없다고 말하며, 이번 사태에 대해 어이없어했습니다. 정확한 절차가 아니며 설명할 수 없다고 비판했습니다.
절차 안에서 이루어진 게 아무것도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박주호는 지난 5개월이 너무 안타깝고 아쉽고 진짜 허무하다며, “누가 됐든 절차에 맞게 게임 플랜과 한국 축구에 맞는 사람이면 되는 거다. 그런데 같이 일하는 사람 입장에서 왜 홍명보 감독이 됐는지 정도는 알아야 되는 것 아닌가? 난 모르겠다. 이제까지 5개월 일했는데 너무 허무하다”고 밝혔습니다. 전력강화위원회는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심지어 몇몇 위원들은 개인 욕심까지 채웠다고 합니다. 박주호는 “어떤 위원들은 사리사욕을 챙기기 위해 감독 빈자리에 들어가려고 한다. 연령별 대표팀 감독이나 국가대표 임시 감독 말이다”라고 폭로했습니다. 대한축구협회는 지난 7일 축구 국가대표팀 차기 사령탑으로 홍명보 울산 감독이 내정됐다고 공식 입장을 밝혔습니다. 사실 홍명보 감독은 처음부터 위르겐 클린스만 전 감독의 후임으로 유력하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100여 명의 지도자를 후보군에 올리고 검증한 국가대표 전력강화위원회가 항상 국내파 감독으로 높은 점수를 줬습니다. 홍명보 감독은 울산을 맡아 K리그1 2연패를 달성했고 올해도 선두권을 유지하며 좋은 지도력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다만 대한축구협회는 5개월의 시간을 외국인 감독 찾기에 열중한다고 누차 말했습니다. 캐나다 대표팀 감독 존 허드먼, 이라크 대표팀 감독 등을 만나기도 했습니다. 이임생 기술이사도 유럽 출장에서 거스 포옛 전 그리스 대표팀 감독과 다비드 바그너 전 노리치 감독과 면담을 진행했습니다. 홍명보 감독은 대표팀 감독 내정설 소문이 돌 때마다 완강히 부인했습니다. 울산 팬들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말까지 할 정도였습니다.
그러나 이임생 기술이사가 귀국 직후 울산으로 향한다는 소문이 축구계에 돌면서 기류가 달라졌습니다. 이임생 기술이사는 지난 5일 울산과 수원FC의 하나원큐 K리그1 2023 21라운드가 끝나고 홍명보 감독과 만났고 대표팀 감독 제안을 했습니다. 홍명보 감독은 너무 빨리 자신의 말을 바꾸고 감독직을 수락했습니다. 현역 시절 홍명보 감독은 2002 한일 월드컵 4강 신화의 주역으로 한국 축구를 대표하는 전설입니다. 지도자로서도 연령별 대표팀부터 차분히 단계를 밟아 주요 성공 사례를 만들었습니다. 2009년 20세 이하 월드컵 8강 진출을 이뤄냈고, 이 연령대 선수들을 지속적으로 지도해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 한국 축구 사상 첫 동메달 획득을 이끌었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2013년 A대표팀 사령탑을 맡았습니다. 다만 브라질 월드컵에서는 실패를 경험했습니다. 1무 2패로 조별리그에서 탈락한 뒤 비판 여론이 거세지면서 자진 사퇴했습니다.
이후 행정가로 변모한 홍명보 감독은 축구협회 전무이사로 활동했습니다. 2021년 울산 감독으로 현장에 복귀한 뒤 2022년과 2023년 K리그1 정상에 올려놓았습니다. 홍명보 울산 현대 감독을 축구 국가대표팀 사령탑으로 발탁한 것에 대한 2002 한일 월드컵 동료들의 의견이 갈리고 있습니다. 이천수는 지난달 21일 유튜브 채널 ‘리춘수’에 올린 ‘외국인 감독 섭외를 계속 실패하는 이유’라는 영상에서 국내 감독 선임을 미리 예상했습니다. 이천수는 “한국적인 스타일이라고 하니 한국 감독을 뽑으려는구나”라고 생각했다고 했습니다. 정해성 전 전력강화위원장이 한국적인 분위기를 받아들일 준비가 됐는지를 요건 중 하나로 보겠다고 말한 것에 대한 반응이었습니다. 이어 이천수는 “명보 형이나 태용이 형이면 나는 콜이다. 그나마 국내 감독으로 한다면, 다른 사람보다 욕을 안 먹을 지도자들이라면… 외국인 좋은 감독을 데려오는 것이 괜히 아니다. 연구원과 태웅이 형밖에 없다”고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