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만과의 경기에서 3점을 얻는 것은 홍명보 감독의 미래뿐만 아니라 한국이 3차 예선을 통과할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서도 필수적입니다. 이번 3차 예선에서는 중동에서 열리는 어려운 경기가 많이 남아 있기 때문에, 한국은 초반부터 점수를 확보해야 하는 상황인데요. 단순히 전력만 놓고 보면 한국은 오만보다 강한 팀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이전 5번의 맞대결에서 한국은 4승 1패로 오만을 앞섰습니다. 그러나 과거 ‘오만 쇼크’를 잊을 수는 없습니다. 한국은 2003년 10월에 열린 아시안컵 예선에서 오만에게 1:3으로 패배한 아픈 기억이 있는데, 당시 한국은 오만 원정에서 후반에만 3골을 허용했습니다. 그때 한국 대표팀을 이끌던 험베르토 코엘류 감독은 곧바로 경질되었으며, 이 결과는 논란의 대상이 되었습니다.
홍 감독은 과거 U-23 대표팀을 이끌고 오만을 대파했음에도 불구하고, 오만을 만만하게 보지 않습니다. 2012년 2월, 홍 감독이 이끌던 U-23 대표팀은 오만 원정에서 3대 0으로 승리했는데요. 국가대표팀에서 베테랑으로 활약 중인 김영권과 정우영 선수도 당시 U-23 대표팀에 소속되어 있었습니다.
당시 한국은 3대 0으로 오만을 이기고 런던 올림픽 본선 진출을 확정지었고, 그 대회에서 동메달을 획득했습니다. 오만전을 앞두고 대표팀의 마지막 훈련을 마친 뒤, 홍 감독이 한국 언론과 인터뷰에 응했습니다. 그는 “선수들이 공을 소유하는 가장 큰 목적이 뭔지 알면 좋겠다. 우리가 얼마나 원하는 형태의 경기를 하느냐, 얼마나 의도대로 만들어 가느냐가 중요하다. 안정적으로 공만 돌려서는 밀집 수비를 깨기 힘들다. 빠른 전환이 없이는 뚫기 어렵다”고 짚었습니다.
홍 감독은 상대 수비를 흔들기 위해 과감한 전술을 내세워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국가대표팀은 주하응 아로소 수석코치의 지도 아래 철저한 전술 훈련을 진행했습니다. 국가대표팀 훈련 영상을 통해 아로소 수석코치는 “항상 상대를 벗어나서 공을 받아라. 정확하고 빠르고 강하게”라고 외치며 위치 선정에 중점을 두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일부 전문가들은 10일에 열린 오만과의 경기에서 홍 감독의 축구 스타일이 서서히 드러나기 시작했다고 평가했습니다. 홍 감독이 팔레스타인전에서 후반전에 취한 변화는 어느 정도 효과를 거두었으며, 그는 그 경기에서 얻은 몇 가지 요소를 오만전에서도 적용했습니다.
오만 대표팀 감독인 야로슬라프 시라비는 한국 축구에 대해 철저히 연구한 인물로, 오만전에서 한국 선수들의 경기력에 놀라움을 표했습니다. 경기 전, 야로슬라프 시라비 감독은 모든 한국 선수들을 페널티 박스 안에서 철저히 마크하는 전술을 구사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실제로 시라비 감독의 전술은 경기에서 손흥민과 이강인에게 많은 어려움을 안겨주었습니다. 오만전 이전 한국 대표팀에서 손흥민과 이강인 외에도 김민재가 주목받았는데요. 앞서 팔레스타인전에서는 정몽규 회장과 홍 감독을 향한 야유가 이어졌고, 경기가 끝난 뒤 더욱 거세졌습니다. 이를 본 김민재는 관중석으로 다가가 골대 뒤 관중들에게 야유를 자제해 달라는 신호를 보냈습니다.
이 장면은 SNS에서 빠르게 확산되었고, 김민재의 행동이 국가대표 선수로서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이어졌습니다. 김민재는 팔레스타인전 이후 인터뷰에서 당시 상황에 대해 해명했습니다. 그는 “못하길 바라고 하시는 부분들에 아쉬움을 느껴서 말씀드렸다. 공격적으로 한 건 아니다. 그냥 말씀드리고 싶어서 한 거고, 심각한 분위기는 아니었다. 그렇게 받아들이지 않으셨으면 좋겠는데, 생각하기 나름이다. 그렇게 받아들이실 분들은 그렇게 하시면 될 것 같다”고 섭섭함을 토로했습니다.
그러나 축구대표팀 서포터 ‘붉은 악마’는 SNS를 통해 대표팀의 패배를 결코 바라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히며 논란은 급속도로 퍼졌습니다. 결국 김민재는 오만전을 앞두고 홍 감독과 함께 참석한 기자회견에서 당시 상황을 다시 한번 설명했습니다. 김민재는 “말하러 간 것 자체는 잘못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행동은 잘못된 게 맞다. 반성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팬들이 앞으로는 야유를 안 하기로 결정했다는 기사를 읽었다. 감사하게 생각한다”면서도 “내 멘탈에는 문제가 없다. 앞으로 팬들과의 관계를 어떻게 맺어가야 할지 생각하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습니다.
예상대로 한국과 오만전 이후, 일부에서 김민재의 실책을 거론했지만, 큰 논란으로 이어지지는 않았습니다. 그러나 축구계 관계자는 김민재의 발언과 관련된 소식을 공개해 많은 이들을 놀라게 했습니다. 축구계 관계자에 따르면 한국과 오만전 이후 김민재는 황인범을 만났는데, 경기가 진행되는 동안 황인범이 손흥민의 지시를 따르지 않고 홍 감독의 지시만 따르는 것에 분노했습니다. 관계자가 입수한 정보에 따르면 홍 감독은 황인범에게 자신이 지정한 범위 내에서만 움직이라고 지시했으나, 손흥민은 경기 상황을 보고 황인범에게 다른 지역으로 움직이라고 지시했는데, 황인범은 이를 따르지 않았습니다.
제보자에 따르면 김민재는 손흥민의 기자회견 계획도 언급했습니다. 그는 다른 선수들이 황인범처럼 지시를 무시하면 손흥민의 대표팀 은퇴 기자회견이 예상보다 빨리 이뤄질 수도 있다고 했습니다. 한편, 한국과 오만전이 끝난 뒤 이강인과 인터뷰를 진행한 한국 기자는 이강인의 발언에 당황했다고 전해졌습니다. 그 이유는 이강인이 10월 소집에 불참할 수도 있다고 언급했기 때문입니다. 모두가 이강인의 공식 입장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입니다.
만약 10월 소집에 이강인이 빠지면, 홍 감독은 손흥민과 함께 공격을 이끌 선수를 찾기 어려워질 것이라는 전망이 많습니다. 한편, 진종오 국민의힘 청년 최고위원은 대한축구협회의 홍명보 감독 선임과 관련한 내부 제보를 밝혔습니다. 국민의힘 체육계 비리 국민제보센터를 운영하는 진 최고위원은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홍 감독 선임 절차가 공정하지 않았다는 제보가 있다”며 자료와 증거를 바탕으로 24일 청문회에서 문제를 제기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진 최고위원은 축구협회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하며, 증인도 있다고 밝혔습니다.
앞서 축구협회는 7월 홍 감독을 대표팀 감독으로 공식 선임했습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다수 외국인 감독이 배제되는 등, 축구협회의 감독 선임 절차에 문제가 있었다는 폭로가 나오면서 여론이 악화되었습니다. 진 최고위원은 대한배드민턴협회와 관련해서도 셔틀콕 30% 페이백 등의 리베이트 문제를 제보받았다고 말했습니다. 배드민턴협회는 지난해 스포츠용품 브랜드 요넥스와의 계약에 따라 대회에서 사용된 셔틀콕 30%를 추가로 받아 장부에 산입하지 않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습니다. 김택규 회장은 이 페이백을 절차 없이 임의로 사용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습니다.
사격 금메달리스트 출신인 진 최고위원은 지난 8월, 배드민턴 선수 안세영의 발언을 계기로 체육계 비리 국민제보센터를 설치했습니다. 진 최고위원에 따르면, 전날까지 약 70여 건의 제보가 접수되었으며, 증거 자료를 수집해 오는 24일 문화체육관광위원회 현안질의에서 이 문제를 다룰 예정이라고 합니다. 문체위는 이미 지난 5일 전체회의에서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과 홍 감독을 증인으로 채택했습니다. 이와 함께 이영표 축구협회 기술총괄이사, 박주호 전 전력강화위원, 유인촌 문체부 장관, 장미란 문체부 차관, 이기흥 대한체육회장 등도 증인 명단에 포함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