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오래전부터 골이 깊어진 안세영과 배드민턴 협회의 갈등은 좁혀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데요. 안세영은 최근 선수 관리, 훈련 방식, 그리고 대회 출전과 관련해 협회와의 갈등을 공개적으로 밝혔습니다. 이에 협회 관계자는 “모든 종목이 양궁처럼 지원받을 수는 없다”며, 개선이 필요한 부분에 대해서는 충분히 열린 마음으로 접근할 수 있다고 전했는데요. 앞서 안세영은 배드민턴도 양궁처럼 어느 선수가 올림픽에 나가도 메달을 딸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기를 바란다는 의견을 전한 바 있습니다. 안세영의 작심 발언 이후, 후폭풍이 거세게 일고 있습니다. 동료 선수 김원호는 현재 대표팀의 분위기에 대해 언급했죠.
대한체육회는 6일 배드민턴 대표팀 메달리스트 기자회견을 열었지만, 안세영은 참석하지 않았습니다. 혼합 복식에서 준우승한 김원호와 정나은만 참석했는데요. 보통 메달리스트들이 기자회견에 참석하는 것이 관례지만, 안세영은 미리 불참 의사를 밝힌 바 있죠. 이날 기자회견에 안세영은 참석하지 않았지만, 질문은 대부분 안세영과 관련된 것이었습니다.
김원호는 대회 준비 과정에서 단식과 복식 파트가 나뉘어 있어서 안세영의 생각을 잘 몰랐다며, 현재 대표팀 분위기가 좋다고 말하기 어렵다고 조심스럽게 말문을 열었습니다. 그는 안세영의 협회 비판 이후 아직 그녀와 만나지 않았다고 전하며, “우리가 여기까지 온 것은 우리 힘만으로 된 것이 아니며, 보이지 않는 곳에서 노력해 주신 분들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제가 모르는 부분도 있지 않을까”라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밝혔습니다.
특히 김원호는 이번 사태로 인해 기자회견 분위기가 무거워질 수밖에 없었다며, 참석 여부를 고민했다고 털어놓았습니다. 또 다른 동료 선수인 정나은은 안세영 관련 질문은 받지 않겠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이번 사태의 원인 제공자인 협회 관계자들이 모습을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대한배드민턴협회 페이스북에는 안세영의 금메달 사진만 없어, 이를 두고도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6일 대한배드민턴협회 공식 페이스북에는 “배드민턴 여왕, 파리에서 정상에 오르며 낭만 엔딩으로 마무리합니다”라는 게시물이 올라왔습니다. 이 게시물은 안세영이 파리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단식에서 금메달을 딴 후 올라온 것이었는데, 안세영의 금메달 획득을 축하하기 위한 게시물임에도 불구하고 그녀의 사진은 없어서 의아함을 자아냈죠.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협회가 안세영을 홀대하는 것이 아니냐는 말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보통 금메달을 딴 선수의 사진과 함께 메달 사진을 올리는 것이 통상적인데, 이번에는 안세영이 올림픽 결승에서 중국의 허빙자오를 2대 0으로 이겼다는 내용의 그래픽만 올라와 있었습니다.
앞서 협회는 안세영의 준결승과 8강 승리 관련 사진을 올린 바 있기 때문에, 이번 안세영의 폭로 사태 후 일부러 사진을 올리지 않은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안세영 지우기”에 나선 것이 아니냐는 말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죠. 현재 안세영의 폭로 이후 대한배드민턴협회는 일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유감의 뜻을 밝히긴 했지만, 공식적인 입장은 내놓지 않았습니다. 김택규 대한배드민턴협회장은 파리에서 귀국한 뒤 입장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과연 안세영의 작심 발언에 협회가 어떤 해답을 내놓을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협회는 부상을 당한 안세영이 자비로라도 귀국하겠다고 했지만, 이를 무시했다는 주장도 제기되었습니다. 지난 1월 허벅지 근육 이상을 느끼고 8강에서 기권했던 안세영은 귀국 당시 눈물을 흘렸습니다. 당시 인터뷰에서 그녀는 “계속 아프니까 그게 좀 힘든 것 같다”고 말했죠.
안세영은 자비로라도 귀국해 하루빨리 치료를 받겠다고 했지만, 대표팀은 허락하지 않았고, 허벅지 부기가 빠진 후에야 함께 귀국하자는 입장이었습니다. 결국 부상 후 4일이 지나서야 귀국할 수 있었습니다. 지난 6월 올림픽 직전 마지막 국제 대회에서 귀국하던 당시에도 비슷한 일이 있었습니다.
당시 안세영은 “정말 많은 이야기를 하고 싶지만, 올림픽이 끝나면 자세히 이야기하겠다”고 말하며 의미심장한 발언을 남겼습니다. 안세영은 진천 선수촌에 가기 전 인천공항에서 곧장 서울에 있는 병원에 가고 싶었지만, 교육 참석을 이유로 선수촌을 들렀다 가야 했다고 합니다. 이처럼, 부상을 둘러싼 협회의 안일한 대처가 안세영과의 갈등을 깊게 만든 원인이 되었죠.
안세영은 부상투혼을 이겨내고 “나는 할 수 있다”는 영어 문구를 손등에 적으며 금메달을 따냈고, 결국 자신의 목소리를 내기 위해 고군분투했습니다. 이제 안세영은 금메달을 따고 나서 자신의 목소리를 낼 수 있게 되었는데, 과연 협회는 어떤 대응을 할지 귀추가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