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메달을 딴 안세영 선수가 바로 그날, 바로 그때, 바로 그 장소에서 협회를 저격할 수밖에 없었던 진짜 소름 돋는 이유를 자세히 전해드리겠습니다. “너무 저희 협회는 모든 걸 다 막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도 들고, 또 그러면서 자유라는 이름으로 좀 많은 방임을 하고 있는 거 같고…” 안세영 선수의 이 말, 왜 이렇게까지 말할 수밖에 없었을까요? 우리나라 사람들은 왜 좋게 이야기를 시작하면 좋게 끝낼 줄을 모르고, 왜 끝까지 바닥을 찍고서야 해명에 해명을 거듭하는 걸까요?
2024 파리 올림픽에서 배드민턴 여자 단식 금메달을 차지한 안세영 선수가 최근 한국 배드민턴 협회에 7가지 개선 요구안을 제출하며 국가대표팀 내에서 겪은 문제들을 공식적으로 제기했던 사실이 알려져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이 요구안은 단순히 개인의 불만을 넘어 한국 체육계 전반에 뿌리 깊은 구조적 문제를 다시 한번 드러내고 있습니다.
사실 안세영 선수의 부모는 지난 2월 대한배드민턴협회 관계자들을 만나 안세영 선수의 생활 개선을 요청하는 7가지 요구 사항을 전달했습니다. 하지만 협회는 이러한 요구 사항에 대해 스포츠계의 오래된 관습일 뿐이라며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하는 분위기였습니다. 뿌리 깊게 박힌 관행을 바로잡기란 불가능에 가까운 현실이었던 것입니다.
안세영 선수는 중학교 3학년이던 2017년 국가대표로 처음 발탁된 후 지난 7년 동안 대표팀에서 선배들의 빨래와 청소 등 잡일을 도맡아 왔습니다. 선배들의 라켓 줄이 끊어지면 그 줄을 교체하는 일부터 방 청소는 물론, 일부 선배의 빨래까지 대신했습니다. 마치 선배들의 뒤치다꺼리를 해야 하는 후배의 의무처럼 여겨지는 상황이었습니다.
이런 열악한 상황을 더 이상 지켜볼 수 없었던 안세영 선수의 부모는 결국 “일과 후에 휴식이 필요한 상황에서 이러한 잡무로 인해 큰 피해를 받아왔다”라고 협회에 호소했습니다. 협회는 이러한 면담 내용을 대표팀에 전달했지만, 돌아온 답변은 충격적이었습니다. “오래된 관습이기 때문에 당장은 해결할 수 없고 점진적으로 고쳐나가겠다”라는 무책임한 답변뿐이었습니다.
사람들은 말합니다. 이게 말이 되냐고, 오래된 관습이라 당장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은 고치겠다는 의지가 전혀 없어 보인다고 말입니다. 선수 부상 관리도 제대로 못 하는데 무슨 관행을 고치겠냐며, 자신의 빨래는 스스로 해야 하는 것이 당연하고 후배를 마치 식모처럼 부리는 행태는 용납할 수 없다고 비판합니다.
부상당한 와중에도 선배들의 청소와 빨래를 대신했다는 사실에 경악하며, 과거 김연경 선수가 “내가 배구 선수냐, 빨래 선수냐”라고 일갈했던 것을 떠올리기도 합니다. 일부 선수들은 이러한 악습에 동참하지 않지만, 오랜 시간 이어져 온 전통처럼 굳어진 악습을 깨는 것 또한 선배들의 책임이라고 지적합니다. 군대보다 더 심한 악습에 얽매여 있는 것이 바로 스포츠계가 아니냐는 탄식도 나옵니다.
선배들의 갑질과 폭력은 말할 것도 없고, 의도적으로 체육관을 더럽히고 치우라고 하는 등 운동하러 온 건지 식모살이를 하러 온 건지 모를 상황 때문에 운동하러 왔다가 개고생에 속앓이만 하고 결국 그 좋아하는 운동도 포기하는 선수들이 제법 있다는 것을 안세영 선수 측은 금메달을 따기 전이나 지금이나 한결같이 계속해서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자신만의 문제가 아닌 모든 선수들의 처우와 제도를 개선하고자 하는 것이죠.
일과 후 휴식을 위해 1인실 우선 배정을 요구하고 코치진과의 원활한 소통을 위해 중간 단계를 거치지 않고 직접적으로 의견을 나눌 수 있는 체계를 마련해 달라는 요구도 했습니다. 또 트레이너 간의 갈등이 선수들의 훈련과 컨디션에 영향을 미친다고 보고 이 문제를 해결해 달라는 요청도 제기했죠. 이에 더해 부상 회복을 위해 외부 전문가와의 재활 치료를 허용해 달라는 요구도 포함되었습니다. 그리고 가장 문제가 되었던 협회 후원사의 운동화가 불편하다는 점을 지적하며 다른 운동화를 착용할 수 있는 자유를 요청했습니다.
또 컨디션 관리를 위해 국제대회 출장 시 비즈니스석이나 업그레이드 가능한 이코노미석 제공을 요구했는데요. 그러나 안세영 선수 측이 요구한 7가지 중 실질적으로 받아들여진 건 고작 2가지뿐입니다. 그중 하나, 진천 선수촌은 올림픽 출전 선수들에게 우선 1인실을 배정했습니다. 다만 대회 참가를 위한 해외 숙소는 재정 문제로 2인실로 배정하고, 항공권도 자리 변경이 가능한 이코노미석을 끊어주되 업그레이드는 선수 자비로 하도록 정리했습니다. 그리고 나머지 요구는 개선을 주문했다는 정도로만 적혀 있었습니다.
사람들은 말합니다. “안세영 선수가 주눅 들지 않고 당당하게 목소리를 낸 덕분에 이만큼이라도 얘기가 나올 수 있는 거야.” “야, 이코노미석을 끊어주되 업그레이드는 선수 자비로? 대체 협회에 돈이 없는 거야, 뭐야?” “대대적으로 조사해라.” “능력 있는 선수를 그 능력에 맞게 처우해 주는 게 그렇게 어렵나?” “협회는 찌질하게 선수들한테 저렇게 해야 하나? 그지들이 따로 없네.” “아주 자기 밥그릇만 챙기려는 협회 대가리는 목을 댕강하는 순간 밥그릇은커녕 감옥 신세를 못 면한다는 사실을 절대 잊지 말길 바란다.”
안세영 선수의 요구는 단순한 개인적인 불만이 아니라 한국 체육계 전반의 구조적 문제를 드러내는 중요한 사례로 볼 수 있습니다. 이를 그저 불만으로만 바라볼 것이 아니라 진심으로 선수를 위해 바라보고 케어해 줄 진정한 어른이 필요합니다. 썩어 들어가는 스포츠계를 살리고 더 건강하고 밝은 스포츠계를 바라는 국민의 마음을 헤아린다면 지금보다 더 나은 선수들의 환경 개선이 무엇보다 시급해 보입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국회는 협회와 대표팀 운영 실태를 철저히 따져 더는 능력 있는 선수들이 피해 보지 않도록 환경 개선에 힘써주길 바라겠습니다. 안세영 선수의 용기 있고 당당한 목소리, 항상 응원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