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세영은 경기가 끝난 뒤 여자 배드민턴의 전설로 불렸던 방수현 해설위원과 다정하게 사진을 찍어 보였는데, 하지만 폭로 후 방수현 해설위원이 안세영에 대해 극대노했죠.방수현 해설위원은 “협회가 안세영의 회복을 위해 많은 걸 배려한 걸로 안다”면서 “안세영을 얼마나 끌어줬는지 밝혀질 것”이라고 폭탄 발언을 했습니다. 방수현은 안세영이 쏜 올림픽 금메달 획득 후 자신의 말에 힘이 실렸을 때 협회 부조리나 대표팀의 선수 보호 문제를 터뜨리려고 했겠지만, 그 발언으로 안세영을 도운 연습 파트너들, 감독, 코치들, 트레이너들의 수고가 간과된 것 같아 안타까웠다고 속마음을 털어놓았죠
앞서도 방 해설위원은 자신의 SNS에 “올림픽 금메달이 혼자 일궈낸 것이 아닐 텐데 지금까지 지도해 준 감독, 코치 그리고 같이 훈련을 해준 동료 선수들의 고마움은 어디에도 찾아볼 수가 없다”는 글을 올리며 안세영을 저격해 논란이 일었는데, 현재 사태에서 안세영을 비난하는 방 해설위원에게 일부 비난이 이어지자 “내가 협회랑 무슨 관계가 있는 것처럼 몰아가는 사람들이 있더라. 전혀 관계가 없다”고 일축하는 모습을 보였죠. 하지만 안세영의 작심 발언에 재차 아쉬움을 드러내며 협회를 옹호하고 나서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이네요.
안세영은 10월 항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딴 뒤 수많은 광고와 방송 제의를 사양한 바 있죠. 오직 2024 파리올림픽 금메달을 위해 코트 안에만 전념하겠다는 생각에서였다고 합니다. 하지만 협회에서는 안세영이 김연아, 손흥민과 눈높이가 비슷한 것 같다면서 안세영이 스타병에 걸린 마냥 이야기를 했죠. 정작 안세영은 경기에만 집중하기 위해 광고와 방송을 모두 사양했는데 말입니다. 안세영은 한 매체와 인터뷰에서 “광고가 아니더라도 배드민턴으로도 경제적인 보상을 충분히 누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스폰서나 계약적인 부분을 막지 말고 많이 풀어줬으면 좋겠다”고 생각을 밝혔었죠. 안세영은 이런 점들이 선수들에게 차별이 아니라 동기부여가 될 수 있다며 오히려 “모든 선수를 똑같이 대한다면, 오히려 역차별 아닌가 싶다”고 전했습니다.
안세영은 2가지 규정에 지적을 했다고 하죠. 배드민턴협회 국가대표 운영지침에는 “국가대표 자격으로 훈련 및 대회 참가 시 협회가 지정한 경기복 및 경기용품을 사용하고 협회 요청 시 홍보에 적극 협조한다. 개인 후원 계약에 대해선 배드민턴 용품사 및 본 협회 후원사와 동종 업종에 대한 개인 후원 계약은 제한된다”고 설명됐죠. “종합경기대회에 참가할 경우 대한체육회 홍보 규정을 준수해야 한다”고 돼 있는데, 즉 선수가 태극마크를 다는 순간 개인적인 후원을 받을 수 있는 여지는 줄어들고 반대로 협회나 대한체육회 차원의 후원사에 종속되는 개념인 거죠. 안세영 개개인의 상황을 고려한 규정이 아닌 것인데, 둘째로 연봉에 대한 것이었습니다.
보통 배드민턴 선수들이 받는 계약금, 연봉상 한계의 지적이 있던 것인데 안세영은 시니어 선수 4년 차인 선수죠. 삼성생명 입단 후 국내외 무대에서 독보적인 성적을 거두었는데 최소 첫 3년 동안에는 그에 맞는 계약금과 연봉을 받지 못했을 것으로 보입니다. 한국실업배드민턴연맹 선수 계약 관리 규정이 신인 선수의 계약 기간과 계약금, 연봉을 구체적으로 제한하기 때문이죠. 해당 규정은 “신인선수 중 고등학교 졸업 선수의 계약 기간은 7년으로 하되, 계약금은 7년간 최고 1억 원을 초과할 수 없다”고 지정돼 있다고 해요.
또 “고등학교 졸업 선수의 입단 첫해 연봉은 최고 5천만 원을 초과할 수 없다”고 합니다. “연봉은 연간 7% 이상을 인상할 수 없으며 3년 경과 후에는 구단과 선수 간의 협상에 따라 자율적으로 정할 수 있다”고 규정됐죠. 입상 포상금 등 각종 수당은 연봉과 별개로 수령할 수 있지만 광고 수익은 계약금, 연봉에 포함된다는 다소 불합리한 규정이 선수들 입장에서는 굉장히 불만스러운 부분이 되었을 걸로 보이는데, “고민을 들어주고 해결해 줄 어른이 있길 바란다”고 안세영이 말했죠.
하지만 정작 협회는 안세영에 대해 반박 입장을 내면서 질타를 했고 방 해설위원 또한 안세영의 행동을 문제 삼고 있죠. 체육회도 나섰는데 이기흥 체육회장은 안세영의 발언을 두고 “표현 방식이 서투르고 적절하지 않다”고 반응했습니다. 심지어 이 회장은 안세영과 면담을 위해 접촉을 시도했지만, 안세영 쪽에서 아직 소통을 거절하고 있다고 하죠.
그런데 양궁협회 현대 정의선 회장은 이번에 굉장히 이례적으로 양궁 언급 이외의 배드민턴까지 언급하는 모습을 보였는데, 안세영의 작심 발언 이후 정 회장은 인터뷰에서 “양궁도 잘 됐고 이번에 배드민턴도 잘 됐다”고 언급했죠. 이례적으로 배드민턴까지 언급해 준 건 이번에 좋은 성적을 낸 안세영에게 힘을 보태준 것으로 보입니다. 정의선 회장은 이번 파리올림픽에서 어김없이 뙤약볕이 내리쬐는 양궁장을 직접 찾아가 선수들에게 응원을 더하는가 하면, “양궁에서 금메달을 따는 게 선수들이 워낙 잘해서 자신이 묻어 가고 있다”는 겸손한 발언을 더 했었죠. 현대자동차그룹이 한국 양궁을 전폭적으로 지원해온 기간은 무려 40년이 된다고 하는데, 국내 단일 종목 스포츠단체 후원 중 최장 기간의 후원 금액만 400억 원에 달한다고 합니다. 정말 참 어른은 이처럼 소통이 잘되고 키다리 아저씨를 자처한 큰 어른이 아닐까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