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때문에 퇴근을 못하고 있어요..” 감독 펩 과르디올라가 밝힌 손흥민이 월드클라스가 될 수 있었던 이유

손흥민이 1:1 찬스를 놓친 날에는 그가 저를 붙잡고 늘어지죠. 그리고 그날 저는 ‘오늘 집 가기는 틀렸구나’라고 생각하죠. 한국 시간으로 지난 22일, 대한민국 캡틴 손흥민은 자신을 향한 명장들의 평가를 듣고 솔직한 소감을 밝혔습니다. 프리미어 리그 34라운드 토트넘과 맨체스터 시티의 경기에서 맨시티가 0 대 1로 앞서 나가던 시점, 손흥민은 상대 골키퍼 오르테가와 1대1로 맞서는 결정적인 기회를 잡았습니다. 캡틴 손흥민 선수는 슈팅을 날렸지만, 오르테가의 슈퍼 세이브에 막히며 아쉬운 장면을 연출했습니다. 만약 이 골이 들어갔다면 맨체스터 시티는 아스날과의 프리미어 리그 우승 경쟁에 치명적인 타격을 입을 수 있었기에, 당시 펩 과르디올라 감독은 손흥민 선수가 공을 잡는 순간 머리를 감싸 쥐고 벌렁 드러눕는 장면까지 보였습니다.

이날 경기가 끝난 후 펩 감독은 인터뷰에서 “손흥민이 지난 7~8년 동안 우리를 얼마나 많이 좌절시켰는지 알고 있다. 나는 손흥민이 공을 잡은 그 순간 ‘안 돼, 설마 또야’라고 말하며 머리를 움켜쥐고 땅바닥에 넘어질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오르테가는 말도 안 될 정도로 엄청난 세이브를 보여줬고, 그가 손흥민과의 1대1 상황에서 보여준 슈퍼 세이브는 내 인생 최고의 골키퍼의 모습 중 하나였다”라고 밝히며 손흥민 선수를 향한 진심 어린 존경과 두려움을 드러냄과 동시에 ‘맨시티 킬러’라 불리는 손흥민을 막아낸 오르테가의 침착한 세이브에 놀라움을 드러냈습니다.

손흥민 선수 또한 펩 과르디올라 감독이 자신에게 이 같은 말을 한 것을 알고 있었지만, 당시 그는 감독의 인터뷰에 대한 기쁨보다는 자신이 저지른 실수에 강한 분노를 느꼈습니다. 또한 주장으로서 이 같은 실수를 저질렀을 때 동료 선수들이 느낄 실망감을 정확하게 알고 있었기에 경기가 끝난 후 “나는 이 행동을 할 수밖에 없었다”라고 밝혔습니다. 이 같은 그의 발언으로 인해 과거 토트넘의 수문장 비카리오가 시즌 종료 직후 진행했던 인터뷰에서 밝힌 손흥민을 향한 솔직한 발언 또한 동시에 주목받으며 현재 영국 현지에서는 엄청난 논란이 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렇다면 캡틴 손흥민이 말한 이 행동이 무엇이고, 또 비카리오가 캡틴 손흥민을 향해 어떤 발언을 했길래 이토록 주목을 받는 것인지 풋볼 체커가 상세히 전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토트넘에서 수 시즌 동안 최전방 스트라이커로 활약해온 해리 케인이 무관의 늪을 벗어나 트로피를 들어 올리기 위해 토트넘을 떠나 바이에른 뮌헨으로 이적했습니다. 이후 부재한 토트넘의 스트라이커 자리를 히샬리송이 꿰차나 싶었지만, 그는 머리가 아닌 발로 득점을 좀처럼 만들어내지 못함과 동시에 수없이 많은 오프사이드를 범하며 애써 만들어낸 공격 기회들을 무참히 날려버렸습니다. 심지어 부상 그리고 정신적으로도 무너지며 이를 대신해 캡틴 손흥민이 최전방 스트라이커로 나설 수밖에 없었습니다. 과거 독일 함부르크 시절에도 스트라이커로 활약한 그는 원톱으로 나서 시즌 초반 10승의 주역이 됨과 동시에 최고의 기량을 보여주었습니다. 하지만 첼시전 이후 토트넘은 내리막길을 걸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토트넘의 중원에서 공격 기회를 만들어오던 부주장 메디슨이 부상으로 팀을 이탈한 이후 좀처럼 손흥민에게 공이 연결되는 일이 없었습니다. 오히려 중원에서 어린 선수들이 치기 어린 중거리 슈팅으로 애써 가져온 공격 기회를 계속해서 날려버리며 토트넘은 좀처럼 제대로 된 공격 전개를 만들어내지 못했습니다. 종전에는 토트넘을 상대하는 모든 팀들이 그저 라인을 내려앉혀 손흥민만을 봉쇄하자 측면의 브레넌 존슨 그리고 데얀 쿨루셉스키에게 비교적 여유로운 공간과 기회가 찾아왔지만, 그럼에도 그들은 아무런 공격 기회를 만들어내지 못하며 토트넘 팬들의 마음을 답답하게 만들었습니다.

겨울 이적 시장에서 티모 베르너 선수가 임대로 합류하며 왼쪽 측면에서 토트넘의 공격을 도와주기도 했지만, 그의 처참한 결정력으로 인해 여전히 득점력 부분에서는 많은 문제가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토트넘이 시즌 5위로 마무리할 수 있었던 것은 다름 아닌 토트넘의 새로운 골키퍼 비카리오 선수의 활약 덕분이었습니다. 지난해 여름 토트넘의 유니폼을 입은 비카리오 선수는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신임을 얻은 후 토트넘의 주전 골키퍼로 데뷔했고, 이로 인해 요리스 선수는 시즌 내내 벤치를 지킬 수밖에 없었습니다. 비카리오 선수는 요리스 선수와는 달리 뛰어난 선방과 넓은 수비 범위, 그리고 안정적인 빌드업 등 그 진가를 톡톡히 보여주며 요리스 선수의 흔적을 모두 지우고 있었습니다. 특히 그의 긴 팔로부터 나오는 슈퍼 세이브는 이번 시즌 토트넘을 구해냈다고 볼 수 있을 정도였습니다.

토트넘은 2022-23 시즌 수비 불안으로 인해 최악의 성적을 거두었지만, 비카리오 선수가 토트넘의 주전 골키퍼로 나선 이후 불안했던 후방 수비력에 큰 안정감을 가져왔습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높은 수비 라인을 기반으로 한 공격적인 전술을 펼쳤기에 수비 뒷공간은 오롯이 비카리오 골키퍼의 몫이었고, 포스테코글루 감독 또한 후방에서 단 한 번의 킥으로 공을 방출하는 것보다는 골키퍼로부터 시작된 짧은 패스 빌드업으로 상대 팀 압박을 풀어내길 원했기에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전술에 가장 적합한 골키퍼라고 볼 수 있었습니다. 이처럼 토트넘의 후방을 든든하게 책임진 비카리오 선수는 이번 시즌 38경기에 모두 출전해 61개의 실점을 허용했고, 그중 무실점으로 클린시트를 기록한 경기는 7경기였습니다.

지난 2022-23 시즌 동안 허용한 63개의 실점과 큰 차이는 없었지만, 기대 실점이 68실점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괜찮은 활약이라고 볼 수 있었습니다. 토트넘은 상위 6팀 중 기대 실점 대비 내주지 않은 골이 가장 많았다고 평가받을 정도로 비카리오 선수는 토트넘의 첫 데뷔 시즌에서 정말 좋은 활약을 보여주었습니다. 이처럼 토트넘의 확실한 주전 골키퍼로 자리매김한 그는 요리스 선수가 떠난 이후 마침내 등번호 1번을 달게 되며 그 소감을 전했습니다. “나는 토트넘이라는 위대한 팀에서 뛰게 되어 너무나 기쁩니다. 손흥민 선수가 주장이 된 이후 우리 팀의 분위기는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정말 좋아졌습니다. 직전 시즌은 우리가 무언가를 만들어 가기 위한 출발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함께 훈련할 때 매우 열정적이며 서로 발전하기 위해 정말 많은 도움을 줍니다. 특히 우리의 캡틴 손흥민 선수의 노력은 정말 무시무시할 정도입니다.

나는 지난 맨체스터 시티와의 경기에서 오르테가 선수를 상대로 손흥민 선수가 1:1 찬스를 놓쳤을 때를 기억합니다. 그는 자신의 실수를 향해 정말 엄청난 분노를 느끼고 있었고, 이후 나는 자연스레 곧장 그와 함께 훈련장으로 돌아가 그 당시 상황을 무수히 재현하며 서로 피드백을 주고받았습니다. 비단 시티전뿐만이 아닙니다.

그는 자신이 실수를 저질렀을 때 혹은 상대 골키퍼의 선방에 막혔을 때 항상 나에게 와서 묻습니다. ‘만약 골키퍼로서 내가 어떤 슈팅을 그리고 어느 방향으로 차야 더욱 위협적이고 막기가 어려울 것 같냐’고. 이 같은 그의 열정은 곧장 토트넘의 어린 선수들이 보고 배웁니다. 그는 분명 세간으로부터 월드클래스 선수라고 평가받는 위대한 선수이지만, 그럼에도 그가 자신의 실수를 조금이나마 개선하기 위해 쏟아붓는 노력은 토트넘의 다른 동료 선수들 또한 고무시키고, 이는 곧장 훈련 과정에서 드러납니다. 내가 토트넘에서 이런 주장을 만날 수 있다는 사실이 너무나 감격스럽고 또 기쁘며, 그와 함께 만들어 갈 토트넘이 너무나 기대됩니다.”라고 밝히며 캡틴 손흥민 선수의 노력 그리고 열정에 진심 어린 존경을 보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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