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 멤버 전부 공개하겠습니다…” 이동국 2007 아시안컵 음주파문에 대한 충격적인 진실 공개

완강히 버티던 축협이 왜 갑자기 항복 선언을 한 것일까? 분명한 건 축협의 태세 전환은 정확히 이동국이 참전을 선언한 직후에 벌어졌다는 것이다. 국가대표 감독을 뽑는 전력강화위원회에 참여했던 박주호가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홍명보에 대한 감독 선임 과정을 비판해 파장이 일었던 건 지난 9일. 박주호는 당시 어떤 후보가 올라왔고 어떻게 협상을 하다가 결렬됐는지 등을 상세히 설명하며 축구 팬들에게 충격을 안겼습니다. 그는 대표팀 임시 감독을 아무런 논의 없이 다수결로 정했다거나 일부 위원은 본인이 임시 감독이 되려 했다, 심지어 외국인 감독에 대해선 흠잡기 바빴고 회의를 진행한 5개월간 국내 감독 선임을 위한 빌드업 같았다는 등 날 선 비판들을 쏟아냈는데요. 그런데 이후 축협과 홍명보에게 엄청난 비난이 쏟아지면서 당연히 꼬리를 내릴 줄 알았던 축협의 반응은 황당하기 짝이 없었습니다.

축협 측은 다음 날 입장문을 통해 “국가대표 전력강화위원이 SNS를 통해 위원회 활동과 감독 선임 과정을 자의적인 시각으로 왜곡했다”며 “한쪽으로 치우친 자기만의 시각에서 본 이러한 언행이 전력강화위원회 자체는 물론 자신을 제외한 많은 위원들의 그간의 노력을 폄훼하고 있다”며 강력 대응을 예고한 겁니다. 축협은 박주호의 영상 속 내용을 조목조목 반박하면서 홍명보 감독 선임이 절차상 잘못됐다는 주장에 대해 “박주호 위원이 뽑고 싶었던 감독과 다를 수는 있지만 이것을 절차상 잘못됐다고 경솔하게 언급한 것은 부적절한 언행이다. 당시 위원회는 홍명보를 포함한 5명의 후보를 가려냈고 그 자리에서 위원들은 5명의 후보까지 위원회가 추천할 테니 다음 과정은 위원장이 진행하도록 모든 걸 위임했다”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던 축협이 갑자기 박주호에 대해 강력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돌연 취소하고 법적 대응도 하지 않을 것이라 밝혀 의문을 자아냈는데요. 축협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 18일 박주호 위원의 발언에 대해 협회 차원에서 검토에 들어간 것은 사실이나 이에 대해 공식적인 대응에는 들어가지는 않을 것”이라 밝히면서도 “검토 이후 최종적으로 어떤 대응이든 현재 상황에서 진행하는 것 자체가 불필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 설명했습니다. 도대체 완강하던 축협이 왜 갑자기 태세 전환을 한 것일까? 혼란스러운 건 단지 축구 관계자들뿐만이 아니었는데요. 다만 축구 팬들은 계속된 축구인들의 비판에 부담을 느끼던 찰나 문체부에서 공식적으로 감사 절차에 착수하면서 세금 지원이 끊길 것을 우려한 정몽규가 결국 꼬리를 내린 것이 아닐까라고 추측한 게 전부였죠. 실제로 문체부 관계자는 지난 15일 축구협회 운영과 대표팀 선임 과정에 부적절한 부분이 있는지 조사하겠다는 방침을 밝혔고 장미란 제2차관도 기자들을 만나 감사 실시를 언급한 시점부터 감사가 확정됐다고 보면 된다고 밝혔는데요.

그러면서 국회를 방문해 감독 선임 논란과 관련한 심도 있는 대화를 나눈 뒤 “축협이 제대로 운영되어 왔는지 철저한 감사를 통해 국민들의 의문점을 해소할 수 있도록 잘 준비하겠다”고 말한 바 있었습니다. 하지만 축협이 정말로 문체부의 감사가 무서워서 꼬리를 내린 것인지에 대해선 여전히 의문 부호가 따라왔습니다. 처음 문체부의 감사 예고가 나왔을 당시 축협 측은 “어떤 조사에도 성실히 임하겠다”며 배짱이라는 식의 당당한 자세로 나왔던 걸 기억하실 텐데요. 왜 그랬을까요? 홍명보가 왜 감독의 적임자인지 자료를 만들라면 얼마든지 만들어낼 수 있었고, 그만큼 대표팀 감독 자리라는 것이 항상 기대와 다른 점이 있었기 때문에 구체적인 숫자와 자료를 통해 증명하기 어렵기도 한 것이 사실입니다. 우리는 축협이 왜 물러섰는지를 따질 게 아니라 정확히 언제부터 태도를 바꿨는지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문체부의 감사 예고가 처음 발표된 시기는 지난 15일, 축협이 박주호 위원에 대해 징계 취소 결정을 내린 건 18일. 중간에 낀 3일간 축협과 홍명보가 한 발 물러설 수밖에 없었던 우리가 알지 못하는 사건이 있었다고 보는 게 타당할 겁니다. 그리고 그 사건이 바로 이동국의 입장 표명이었죠. 실제로 홍명보는 지금껏 박지성이나 이영표 등 나름 축구 레전드들의 발언에도 꿈쩍하지 않고 있다가 유독 이동국의 발언엔 예민하게 반응했는데요. 이동국의 입장 표명 전날 박지성 디렉터는 “2002 월드컵을 통해 한국 축구는 상당히 변모했고 앞으로 더욱 변해갈 것이라는 기대감이 가득했지만, 지금은 그때와 비교해 뭐가 달라졌는지 모르겠다”며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참담한 기분이라고 덧붙였으나 축협은 그저 “관련 규정이 없는 상태에서 회장이 스스로 선택하셔야 하는 상황인 것은 분명하다”고 책임을 떠넘긴 게 전부였습니다. 그런데 하루 뒤인 13일 KFA 부회장 출신인 이동국이 쓴소리를 하자 모든 상황이 급변하게 됩니다.

그는 자신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최근 이슈와 관련해 한 단어가 머릿속을 강타했다고 밝혔습니다. “법적 대응”이 바로 그것이라면서, 누구보다 열심히 노력한 사람에게 이런 단어를 갖다 붙이는 것은 아니라고 했습니다. 축협이 최근 감독 선임 과정의 부조리를 폭로한 박주호에게 비밀유지 서약 위반을 이유로 법적 조치를 시사한 것은 올바른 처사가 아니라고 딱 잘라 말했습니다. 그러자 홍명보의 반응은 놀라웠습니다. 홍명보는 갑자기 여러 축구인들의 의견을 존중한다면서 선후배를 떠나 한국 축구를 위해 저마다의 생각을 이야기하는 분위기가 형성되는 것은 나쁘지 않다고 해명하는 한편, 박주호에 대한 법적 조치는 곧바로 취소할 것이라고 선언했습니다. 도대체 홍명보는 무엇이 두려웠던 것일까요? 그가 이동국의 발언에 민감하게 반응한 것은 17년 전 2007 아시안컵 당시 있었던 한 사건 때문이었습니다. 7월 아시안컵 당시 한국은 최소 두 수 아래로 평가받던 바레인에게 패하는 등 졸전을 거듭했고, 이 때문에 베어백 감독은 귀국 즉시 사퇴해야만 했습니다.

2002년 멤버들이 다수 은퇴하여 전력이 약화되긴 했지만, 축구팬들은 왜 갑자기 한국이 이토록 약해졌는지 이해할 수 없었고, 영문도 모른 채 아무 죄 없는 감독에게만 비난을 퍼붓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충격적인 제보가 들어왔습니다. 인도네시아 현지 룸살롱에서 접대부들을 끼고 폭탄주를 곁들여 심야 술 파티를 1~2번도 아닌 수차례 벌인 것으로 드러난 것입니다. 대표팀 선수들의 믿기지 않는 음주 행각은 19일부터 22일까지 약 4일간 한국 언론사의 잠입 취재로 세상에 드러나게 됩니다. 자카르타 룸살롱 접대부들에 따르면 대표팀의 주축 선수들은 바레인과의 경기가 열리기 전인 7월 13일쯤 자정이 넘은 시간까지 술 파티를 벌였고, 이는 D조 1차전인 사우디전에서 1대1로 비긴 이틀 뒤였습니다.

이들이 숙소를 이탈한 것은 밤 10시였습니다. 가이드 3~4명과 함께 룸살롱에 도착한 선수들은 양주 1병과 맥주 20병을 시킨 뒤 새벽 1시 30분까지 여흥을 즐겼고, 그것도 모자라 가이드의 집에서 이뤄진 2차 술자리는 같은 날 새벽 5시까지 계속됐으며, 이때 접대부들도 동행했다고 밝혀졌습니다. 이들이 방문한 룸살롱은 한국 관광객들 사이에서도 꽤나 유명했던 곳으로 평상시 인도네시아 여성 접대부가 50명 정도 대기하는 유명 술집으로 알려졌습니다. 해당 선수들의 파트너였다는 접대부는 취재진이 그의 사진을 보여주자 “그들이 맞고 자신들이 축구선수들이라고 이야기해줬다”며 “10명 동행한 사람으로부터 1명당 5만 원 가량을 받았다”며 웃음을 지어 보이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이틀 후인 15일 한국은 예선 2차전인 바레인전에서 2대1로 역전패를 당했습니다. 이쯤 되면 일탈을 멈추고 긴장할 법도 했으나, 한국 대표팀 선수들의 충격적인 행각은 그치지 않았습니다.

며칠 뒤 고참급 선수들이 다시금 숙소를 무단 이탈하여 또 다른 현지 유명 룸살롱을 찾았고 똑같이 폭탄주를 만들어 마시는 등 새벽까지 술판을 벌였다고 접대부들은 전했습니다. 심지어 이들은 접대부들과 기념사진 및 동영상을 찍는 대담함까지 보였고, 그중 1명은 접대부를 동행하여 지인의 집에서 새벽 3시까지 함께 시간을 보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놀라운 것은 이들은 축구에 대한 이야기는 전혀 하지 않았으며 “다음엔 말레이시아로 간다”는 짧은 말 한마디만 남겼다고 하는데, 그로부터 또 이틀 뒤인 18일 3차전인 인도네시아와의 일전에서 한국은 1대0으로 간신히 승리하여 아시안컵 8강에 턱걸이로 진출할 수 있었습니다. 대표팀 선수들의 소문은 당시 운전기사들을 통해 교민 사회에 널리 퍼지게 됐습니다. 한 교민은 “국가의 명예가 달린 경기를 앞두고 어떻게 그런 일을 할 수 있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고 말했고, 이에 대해 문제가 된 선수들은 “예선 탈락 위기여서 잘 해보기 위했던 단합 차원이었고 정확한 날짜 등은 기억나지 않는다”는 등 음주 사실을 시인하기도 했습니다.

문제의 선수들은 이운재, 우성용, 김상식 3명이었습니다. 이동국을 제외한 30대 고참 선수들이 연루되어 축구팬들의 분노는 더욱 컸습니다. 축협은 즉시 징계에 착수하여 국가대표 1년 자격정지 및 축구협회 주관 대회 2년간 출전 금지 징계를 선고했으나, 코치로서 팀원의 기강을 잡아야 했음에도 이를 통제하지 못하는 등 가장 중대한 실수를 범한 홍명보만큼은 징계에서 자유로울 수 있었습니다.

재밌는 것은 당시 3~4위 전 일본과의 경기 도중 홍명보는 심판 판정에 항의하다 퇴장당하는 퍼포먼스로 국민들의 열광적인 지지를 받았다는 사실입니다. 이 모든 것을 눈뜨고 지켜봤던 이동국은 당시 고참 선수들의 그런 행동은 용납될 수 없지만, 선수들이 용서를 받고 누군가 책임을 져야 한다면, 홍명보를 비롯한 당시 코칭 스태프들이 이를 몰랐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며 홍명보 역시 사건에 관련 있는 것이 아니냐는 루머를 촉발하기도 했습니다. 과연 진실은 무엇일까요?

Leave a Comment

5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