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에 호텔을 나와 잠깐 산책을 했었는데 어린아이가 혼자 편의점을 향해 걸어가고 있더군요. 브라질이었다면 상상만 해도 아찔한 일이고 또 정말 말도 안 되는 상황인데, 이것이 가능한 한국은 정말 제가 꿈꿔왔던 것들이 모두 현실로 이루어진, 정말 말도 안 되는 나라였습니다. 지난 2022년 브라질 대표팀의 선수로서 대한민국 대표팀과 친선전을 치르기 위해 대한민국을 처음 방문했던 히샬리송은, 2023년 프리시즌 기간에 진행되었던 토트넘의 대한민국 투어에서 두 번째로 한국을 방문하며 좋은 추억을 보냈습니다. 특히 당시 손흥민 선수의 추천으로 방문한 고깃집에서 난생처음 맛보는 돼지갈비를 먹은 후 자신의 SNS를 통해 “오늘 먹어본 고기는 단 한 번도 맛보지 못한 맛이었고, 우리 브라질 선수들 모두 거부감 없이 정말 맛있게 먹을 수 있었다.”라고 말하며 한국의 음식과 문화에 상당한 놀라움을 드러냈습니다.
무엇보다 한국에서는 반찬과 물 등이 기본으로 제공되고 심지어 다 먹은 후 또 다시 리필이 되는 것에 참으로 놀라웠는데, “한국은 정말 대단한 국가인 것 같다”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여기서 그치지 않았습니다. 어느덧 이번 프리시즌 투어로 세 번째로 한국을 방문하며 토트넘 선수들 중 가장 한국을 많이 방문한 선수가 되었지만, 그는 최근 브라질의 한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며칠 전 자신이 늦은 밤 호텔에 나와 산책을 할 당시 어린아이들이 혼자 다니는 모습을 보고 큰 충격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습니다. “이 믿기지 않는 광경은 자신이 자라온 환경과 성장 배경을 다시금 돌아보게 했다. 평생 내가 꿈꿔왔던 것이 한국에서는 너무나 당연한 것이었다”라고 밝히며 한국 치안의 경이로움을 드러냈고, 그의 인터뷰로 인해 현재 브라질 현지에서도 이 같은 한국의 상황이 정말 진실인지 반신반의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렇다면 히샬리송이 왜 이처럼 당연한 사실에 충격을 받을 수밖에 없었던 것이고, 또 브라질의 국민들은 왜 히샬리송의 이 인터뷰 내용을 향해 반신반의할 수밖에 없었던 것일까요? 풋볼 체커가 상세히 전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지난 2022년 7월 에버튼에서 좋은 활약을 보여주며 공격 자원이 필요했던 토트넘은 구단 역사상 두 번째로 높은 금액인 약 6천만 파운드(약 1천억 원)라는 거금을 투자해 히샬리송을 데리고 왔습니다.
토트넘의 팬들 또한 그가 에버튼에서 네 시즌이라는 긴 시간 동안 총 135경기에 출전해 43개의 골을 기록했기에 그에게 많은 기대를 걸었지만, 막상 리그가 종료될 때까지 단 한 개의 골만을 기록하며 역대급 먹튀 이적이 아니냐는 평가를 받았습니다.시즌 도중 여러 차례 부상을 당하며 경기력을 잃은 그는 막상 복귀한 후에도 오프사이드만을 저지르며 별다른 활약을 보여주지 못하자, 그를 향한 지나친 기대감은 오히려 그에게 있어 엄청난 부담감으로 돌아올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는 언론 그리고 토트넘 팬들로부터 강력한 비판에 시달리며 자신의 경기력에 대한 자신감 그 자체를 잃어갔습니다.
그는 지난 ESPN과의 인터뷰를 통해 “브라질 대표팀의 공격수로서 나는 많은 기대와 관심을 받고 있었지만 잦은 부상을 당하며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지 못했고, 그렇기에 팬들에게 실망감을 줄 수밖에 없었다. 그들을 실망시켰다는 사실에 나는 점점 소극적으로 변해갔고, 그러던 와중 내가 가장 의지했던 사람들이 그저 나를 돈줄로만 취급하며 내 돈을 마음대로 사용했다는 사실을 알았을 땐 정말 믿을 사람이 없다는 사실에 너무나 슬펐고 힘들었다. 나는 내가 정신력이 강하다 생각했지만, 월드컵이 끝나고 난 후 나의 모든 것이 무너지는 느낌이었다. 당시 심리 치료사와 동료들의 적극적인 응원이 아니었으면 정말 무너졌을지도 모를 일이었다. 나는 훈련장에 오는 것이 두려웠고 훈련장에 오면 그저 내 머릿속엔 온통 집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뿐이었다”라고 밝히며 토트넘 팬들의 마음을 울렸습니다.
하지만 히샬리송의 말처럼 포스테코글루 감독 그리고 캡틴 손흥민의 열렬한 지원과 응원 등으로 인해 히샬리송은 심리 상담을 받으며 점차 회복해갔고, 그는 이번 시즌 23경기에 나서 10개의 골과 4개의 도움을 기록하며 지난 시즌과는 비교도 할 수 없는 기록을 세우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는 자신이 무너질 만큼 힘들 때에도 계속해서 이것만은 꼭 이어오고 있었습니다. 히샬리송의 고향은 노바 베네시아로, 브라질의 최빈민가 도시에서 나고 자랐고 특히 범죄가 만연한 지역이라 자신의 친구들 대부분이 범죄의 길로 빠졌지만, 히샬리송은 이 지역에서 어떻게든 축구라는 꿈을 이어가기 위해 거리에서 신발을 닦거나 아이스크림을 팔면서 축구화를 살 돈을 모았습니다. 어떻게든 주변의 유혹을 뿌리친 후 축구에 몰두하며 자신의 꿈을 지켜나갈 수 있었다는 일화는 브라질 현지에서도 많은 감동을 주고 있습니다.
특히 그 누구보다 어려운 어린 시절을 경험한 히샬리송은 자신이 겪은 일들을 고향의 어린아이들이 겪지 않도록 하기 위해 자신의 고향에 스포츠 시설을 건립하며 어린아이들이 축구의 길을 걸을 수 있도록 해줬고, 브라질 전역의 학교에 장학금을 설립해 아이들이 쾌적한 환경에서 학업을 이어갈 수 있도록 많은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특히 팬데믹 당시 제대로 된 생활조차 이어가지 못하는 가난한 가정을 돕기 위해 엄청난 금액의 식량과 생필품을 지원했고, 또 이들이 기본적인 의료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병원에 의료기기 등을 지원하는 등 남몰래 끊임없는 선행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결국 그는 자신이 자라오고 또 겪어온 어려움을 다른 아이들이 겪지 않도록 도움을 주기 위해 자신이 받은 사랑과 지지를 사회에 환원하며, 그는 자신의 고향에서 축구를 배우는 모든 아이들로부터 꿈과 희망이 됨과 동시에 청소년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궁극적으로 어린아이들이 자신과는 다른 삶을 살 수 있기를 꿈꿔온 히샬리송이었기에, 한국에서 어린아이들이 늦은 밤에 홀로 돌아다닐 수 있는 치안을 갖춘 대한민국은 정말 충격적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는 ESPN과의 인터뷰를 통해 “대한민국을 벌써 세 번째 방문하지만 올 때마다 새롭고 경이로우며 또 놀랍다. 도시에 제대로 갖춰진 상하수도 시스템과 브라질에서는 최고급 호텔에나 있을 법한 화장실을 무료로 사용할 수 있고 또 거리에 즐비했는데, 처음에 왔을 땐 이 부분에서 가장 놀랐다. 또 가드가 없어도 무분별하게 다가오거나 위협하는 팬들이 단 한 명도 없었고, 오히려 서로가 서로를 질서 정연하게 통제하며 한 명 한 명씩 사인을 받기 위해 침착하게 기다리고 있었다. 사회적인 시스템과 시민 의식 자체가 너무나 성숙했고, 나 또한 브라질이 이토록 성장할 수 있길 진심으로 바라게 되었다. 하지만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어젯밤 나는 호텔을 나와 거닐고 있었는데, 어린아이가 홀로 돌아다니는 것을 보았다. 나는 너무나 걱정이 되었고 이게 말이 되는 것인지 나중엔 방으로 돌아와 인터넷으로 검색해 보았다. 검색해보니 한국은 모든 차에 블랙박스가 장착되어 있고 또 건물마다 CCTV가 달려있기에 이 같은 일이 가능한 것이라고 했는데, 그 사실에 나는 충격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모든 차 그리고 모든 건물에 카메라가 달려있다니! 유럽에서는 오히려 사생활이 침해당한다고 거부하는 것들 중 하나인데, 이 인식에 대한 차이가 가져온 결과는 너무나 컸다. 나 또한 브라질이 어린아이가 맘 놓고 돌아다닐 수 있는 나라가 될 수 있었으면 좋겠고, 이번 한국 투어의 경험은 한층 더 나를 성숙하게 만드는 계기가 되었다”라고 밝혔고, 이는 브라질 현지에서도 엄청난 이슈가 되고 있습니다.
특히 브라질의 한 네티즌은 트위터를 통해 “나 또한 한국을 갔을 때 모든 차와 건물에 카메라가 달려있는 것을 보았다. 처음엔 이게 말이 되는 것인가라고 생각했지만, 그렇기에 그 어느 곳에서라도 범죄가 일어난다면 끝까지 추적하고 체포할 수 있고 또 이것을 가능케 할 경찰력 또한 존재한다는 것에 큰 충격을 받았다. 브라질의 공권력이 그렇지 못하다는 것을 우리가 알기에 큰 충격인 사실이었다”라고 밝히면서, 이 같은 한 네티즌의 글은 무수히 많은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히샬리송으로 인해 우리 대한민국이 정말 살기 좋은 나라라는 것을 다시금 실감할 수 있었고, 또 그렇기에 감사함을 느끼고 있습니다. 남은 기간 토트넘의 선수들 또한 한국에서 정말 좋은 추억을 보내고 떠날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라며 이상 마칩니다.